내용
절벽의 시대이다. 삼포 오포 칠포세대를 지나 N포세대로 진화하는 포기와 좌절의 시대이다. 무엇이 젊은이들을 포기하고 좌절하게 하는 것일까? 느닷없이 우리에게 다가온 4차 산업혁명시대,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소식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실업, 실직의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산업구조의 질적 변화는 100여 년 전, 미국에서 주 교통수단이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뀌던 2차 산업혁명기에 버금가는 변화와 혼란을 겪고 있는 듯하다. 그 혼란의 시대에 프랭크 파슨즈는 보스턴 시민청에 직업국을 세워서 방황하는 구직자들에게 체계적인 진로상담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파슨즈의 개인-환경 매칭이론은 감독이 배우에게 가장 적합한 역할과 각본을 제시해 주면 배우는 각본대로 열심히 연기함으로써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처럼 진로상담사는 개인의 재능과 가장 잘 맞는 직업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러한 진로상담의 기본 원리는 지금까지도 기본 골격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 책이 첫눈에 확 들어왔던 것은, 진로문제로 찾아오는 내담자들에게 상담사가 곧바로 적용해 볼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기법들이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이었다. 진로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에게 일단 흥미·적성검사와 같은 개인 특성 검사부터 하고보는 양적 접근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던 차에, 진로구성 인터뷰라는 질적 접근은 매우 신선하고도 매력적이었다. 책을 번역하면서 개별적으로 진로구성 인터뷰를 적용해 보기도 하고, 그룹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상담사는 인터뷰 목록에 나와 있는 대로 질문을 하고, 내담자는 답을 해 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어디로 가야 하는지, 왜 그 길로 가야 하는지를 스스로 답하고 있었다. 이런 장면을 마주하게 되면 상담사라는 역할이 참으로 흐뭇하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