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상담자 네 명은 모두 각기 다른 이론적 배경과 상담 스타일을 지녔고, 실제 상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서로 간에 어떤 합의된 지침이나 계획도 없었으며, 사전 만남 또한 없었으므로 상담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었다. 우리는 각자의 직관과 내담자의 적응력을 믿고서 풍덩 물속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내담자는 물론이고 네 명의 상담자 모두 대단한 도전을 했던 게 아니었나 싶다. 다행히 내담자는 네 명의 상담자 스타일에 모두 잘 적응하였고, 이 기회를 최대한 자신을 위해 잘 활용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상담을 마쳤다. 상담 결과는 축어록을 풀어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 2회에 걸쳐 공개 발표를 거쳤고, 이제 내담자의 동의를 얻어 책으로 출판까지 하게 된 것을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다.
한 명의 내담자를 여러 명의 상담자가 상담을 하여 그 내용을 공개하는것의 이점은 주로 상담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있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상담 이론과 상담자의 스타일을 공부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담자 입장에서는 한 명의 상담자에게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지 못함으로써 안정감이 결여될 수 있고, 심층적 작업을 하기 어려우며, 자칫 표면적 작업에 그칠 위험이 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면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자신의 문제를 여러 전문가에게 다양한 관점에서 도움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