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상담실을 찾은 내담자들 가운데 자신의 인간관계와 관련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상행동의 판별 기준을 살펴보면, 다양한 심리장애의 공통된 진단 기준 가운데 하나로 ‘역기능적 인간관계’가 포함되어 있기에 충분히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심리치료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기능분석치료(Functional Analytic Psychotherapy)에서는 상담실에서의 치료자-내담자 관계를 그들 내담자 삶의 실제 관계 양상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고, 그들의 역기능적 인간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합리적인 치료 근거와 실제적인 치료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상담 장면에서의 실제 관계 양상을 근거로 내담자의 문제행동과 목표행동을 분석하는 과정은 ‘생생하다’는 점에서 큰 이점을 지닌다. 내담자가 상담실에서 실제로 보여 준 행동은 여러 회기에 걸친 내담자의 언어적 보고보다 더욱 의미 있는 평가 자료일 수 있으며, 그 내담자 삶에서 농축된 ‘강화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생생한 증거가 된다. 이 책에서는 실제 기능분석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규칙을 바탕으로 상세한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능분석치료는 독립된 치료법일 뿐만 아니라 다른 치료법에 부가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특히 책 내용에는 실제 사례 속에서 직접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축어록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다양한 이론적 접근을 지닌 치료자들이 자신만의 관점에서 수정하여 사용할 수 있는 예시를 다수 소개하고 있다. 다른 치료 기법들에 대한 개방성을 장점으로 가지고 있는 기능분석치료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심리치료 개입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심리치료자 혹은 심리상담 전문가의 꿈을 지닌 심리학도 그리고 최신 행동치료를 배우고 실제 치료에서 활용하려는 정신건강 관련 종사자 분들께서 읽고 참고할 만한 책이다. 특히 내담자의 부적응적인 인간관계 문제를 분석하고, 개선된 인간관계 양상을 내담자의 상담실 밖 장면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증거기반 치료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상담실에서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주는 영향력(강화의 측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상담의 회기 속에서 치료자-내담자 관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