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1판이 출간된 이후, 인지와 정동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들이 심리 상태의 유전적, 생리학적, 화학적 기반을 밝히기 시작했다. 유아 연구, 특히 정신분석가 John Bowlby를 모태로 하는 개념인 애착에 관한 연구는 성격 발달의 이해에 새로운 시각을 더해 주었다. 관계 운동은 정신분석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중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인지행동치료자들은 그들의 활동이 원숙해지고 보다 복잡한 환자들과 작업하게 되면서 예전의 정신분석적 개념과 매우 유사한 성격 개념들을 발전시키고 있다. 그리고 나 자신의 배움도 계속되었다. 지금 나는 1994년에 알던 것보다 설리반파, 신클라인파, 라캉의 이론에 관해 더 많이 안다. 『정신분석적 진단』 수업을 맡은 선생님들, 그들이 가르친 학생, 책을 읽은 동료 치료자들로부터 비평을 듣는 혜택도 누렸다. 그리고 책을 처음 구상했던 이후로 20여 년의 임상 경험을 더 가졌다.
이번 개정에서는, 정서적 고통이 종종 신체를 통해 표현되는 보다 전통적이고 집단적인 문화(예, 미국 원주민 집단, 동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요구로 신체화 부분을 확장했고, 신체화 방어를 중심으로 조직된 성격 유형 개념의 유용성을 제시하였다. 신체화, 행동화, 성애화의 방어를 보다 일차적인 기제로 수정하였다. 책의 길이 때문에, 또한 신체화가 보통인 문화 속의 사람들을 병리화하는 어떤 경향성도 피하기 위해 신체화 성격을 한 개의 장으로 구성하지는 않았다. 규칙적으로 그리고 문제시될 정도로 몸이 아픈 사람들, 그리고 이 책에서 다루고 있지 않은 성격(예, 가학적과 가학피학적, 공포증적과 역공포증적, 의존적과 역의존적, 수동공격적, 만성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치료에 관해 더 알고 싶은 독자들은 PDM이 도움이 될 것이다.
개정판의 어떤 부분에서는, 집필을 팽팽히 하기보다는 “작동이 된다면, 고치지 말라.”라는 원칙을 준수해서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다른 부분에서는, 새로운 경험적 발견과 새로운 이론적 조망의 관점에서 보다 야심찬 개편이 있었다. 발달에 관한 정신분석적 관찰 연구는 Mahler를 훨씬 넘어섰고, 현대의 신경과학은 이전에는 은유적으로밖에 묘사할 수 없었던 임상과 관련된 뇌 과정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애착 연구자들은 관계에 관한 우리의 이해를 넓혀 주었고, 정신건강 전반의 중심 과정을 짚어 내는 용어들(예, ‘정신화’ ‘성찰 기능’)을 만들어 냈다. 신경과학자들은 우리의 몇몇 잘못된 신념들[예, 사고가 정동을 앞선다, 극단적 외상기억은 인출될 수 있다(Solms & Turnbull, 2002)]을 수정해 주었고, 기질, 추동, 충동, 정동, 인지에 관한 우리의 지식을 크게 확장해 주었다. 정신분석에 근거한 치료에 관한 몇몇 무선 통제 실험이 이루어졌고, 기존 연구들에 대한 새로운 메타분석이 실시되었다.
그러나 나는 임상적이거나 경험적인 예전 문헌들에 관한 많은 참고 도서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성격은 그 본질상 매우 안정적인 현상이며, 수십 년 전부터 내가 무시하기보다는 존중해야 할 잘 정리되고 유용한 풍부한 관찰들이 있다. 나는 ‘가장 새로운 것’이 그 이전의 모든 것보다 당연히 더 좋다는 전형적인 미국식 가정을 결코 공유해 본 적이 없다. 사실상, 현대의 지식인들에게 가해지는 현실적 압력을 감안할 때, 그리고 대부분의 전문적 훈련이 협소함을 감안할 때, 현대의 연구가 덜 광적이고, 덜 쫓기는 시대에 살았던 저자들의 연구보다 항상 더 사려 깊고 폭넓다고 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