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역자 역시 외상 후 성장이라는 개념을 접하기 전에는 그저 외상은 고통스러울 뿐이며, 내담자의 인생을 파괴하는 주범이라고 인식하고 함께 무기력해졌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회복력에 관심을 갖고 외상 후 성장이라는 과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면서, 인간의 위대함과 성장본능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그러한 현상을 간과하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은 임상가로서 심각한 외상을 겪은 내담자의 아픔을 함께 견뎌 주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의 역자 역시 사별이라는 관계 상실의 외상을 겪은 아픔이 있었고, 아마도 이러한 경험이 심리학자로서 자연스럽게 상실과 외상에 대한 학문적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내가 가진 어떤 잠재력이 나를 좌절하거나 슬픔에 빠져 있게 하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고난을 계기로 나의 삶을 성찰하게 했고, 이전보다 오히려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된 측면도 있었다. 과연 그 힘이 무엇일까? 내가 겪은 과정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외상 후 성장이라는 긍정심리학적 주제에 심취하게 되었다.
저자인 Stephen Joseph는 오랫동안 외상 관련 연구를 해 온 영국 심리학자로서, 외상 후 성장의 개념이 학문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 분야에 대한 경험적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이론적 체계를 구축한 대표적인 학자이다. 이 책은 외상 후 성장에 대한 학술적 이론 및 연구내용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관련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독자의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타인의 사례에 비춰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또한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외상 후 성장을 촉진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어 임상장면에서 활용하기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