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역사적으로 분명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탐색하다
이 책의 제목을 ‘어머니는 살아있다’로 정한 것은, 비록 오래전에 어머니의 존재가 한 줌의 재로 화했다손 치더라도 그녀에 대한 기억만큼은 우리의 마음속 깊이 새겨진 존재로 영원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붙인 제목이다. 아니, 영원하다는 것은 너무 과장된 표현일지 모른다. 어차피 우리는 죽으면서 그런 소중한 존재들의 기억과 함께 소멸해 갈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존재는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동시에 방향타 노릇을 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이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살아남아 오염된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믿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아무리 오염된 세상일지라도 스스로 험한 세파를 홀로 헤쳐 나가는 연습에 힘쓰면서 지금의 나로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이 책에서 다룬 인물들의 공통점은 어린 시절 부득이한 사정으로 어머니의 적절한 보살핌과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그들 가운데에는 사생아로 태어나거나 일찍 고아가 된 사람도 있고, 어머니로부터 버림을 받거나 학대를 받은 사람, 불가피하게 어머니와 헤어져야만 했던 사람, 심지어는 정신병에 걸린 어머니 때문에 어려서부터 정신적 혼란을 겪은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그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불리한 조건을 홀로 딛고 일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우뚝 서게 되었으니 실로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어머니의 충분한 애정과 영양가 풍부한 젖을 먹고 자란 우리는 고마움과 동시에 부끄러움도 함께 느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모든 사람이 다 유명해지고 커다란 업적을 쌓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