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이 책은 소박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기독교인 정신치료자나 일반 정신치료자나 개인의 신앙은 배제한 채 일반적인 치료와 같은 방식을 취해야 하나?’ ‘기독교인 치료자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치료자와는 다르게 좀 더 좋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그런 도움이 치료자로서 하나님께 의지하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는다는 기독교인으로서의 기본적인 태도뿐 아니라 이론적이고 기법적인 면에서도 더 좋은 정신치료적 도움을 줄 여지는 없는가?’ 반대로 ‘이런 도움을 준다면서 알게 모르게 치료 과정에 엉뚱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신앙이나 영성 등 너무 큰 개념을 구체적인 정신치료와 같이 생각하면 통합된 이해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 종교나 영성은, 적어도 심리학 관점에서 볼 때 하나로 정의하기엔 너무 큰 개념이다. 정확히 말하면 심리학의 범주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이 책은 실제 정신치료 현장에서 기독교 영성이 내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적용한 사례집이다. 한 사례는 부하 여직원과 사랑의 감정에 빠진 유부남 연구소 실장의 사례이고, 다른 사례는 아버지의 학대 그리고 어머니의 방치와 거절 속에서 성장한 가정주부의 사례이다. 첫 번째 사례의 경우,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오히려 자신의 삶을 어떻게 영적으로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는지를 심리적ㆍ신앙적으로 다룬다. 그리고 두 번째 사례의 경우, 처음에는 부모에 대한 증오와 용서가 주된 문제였으나 나중에는 자기 자신이 딸에게 저지른 잘못을 용서받을 수 없다는 두려움이 더 큰 주제로 부각된 경우로, 추후 내담자는 영적인 부분을 다루는 데까지 나아간다. 저자는 내담자가 새로운 영적 시선을 갖도록 내담자와 함께 노력한 정신치료적 과정과 영적 시도를 기술한다. 이 책이 정신치료의 관점과 기독교의 입장에서 활발한 논의의 불씨를 지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