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교사의 배움이 교사 자신의 삶과 관련된다는 것은 결국 교사 자신이 아이들을 바라보고 교육을 바라보는 자신의 인간관과 세계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일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어려운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것이라기보다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부지불식간에 세상을 바라보고 삶을 바라보며 세상과 삶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짐으로써 나타나는 것 같다. 이런 변화는 어떤 내용을 투입해서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일어나기는 힘들다. 오히려 달이 차고 기울기를 몇 번, 나무가 자라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우는 과정처럼 일정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일어나는 시간의 예술이요, 또 사람과 사람의 인격의 부딪힘, 혼과 혼의 만남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이런 생각에서 교육을 바라보고, 교사교육을 고민하면서 지난 몇 년간 ‘교사교육’에 관해 썼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여러 학회지에 실린 글이라 주제가 다양해 보이지만, 모아 보니 결국 훌륭한 가르침을 하는 교사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었다.
제1부 ‘반성(reflection)’과 교사교육의 키워드는 ‘반성’ 또는 어느 경우에 ‘성찰’이라는 말로 표현해야 그 의미가 더 잘 와 닿는 ‘성찰’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교사교육의 대안으로 간주된 반성적 교사교육에 관한 것이다. 반성적 교사교육에서는 ‘반성’의 의미와 개념을 살펴보고, 반성적 교사교육 자체가 도구화되는 현상 자체를 비판적으로 논의하였다. 제2부 ‘영성(spirituality)’과 교사교육의 내용은 “교사교육이 예비교사나 교사의 ‘영성’도 돌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제기에서 출발한다. ‘영성’ 하면 너무 난해하고, 현실과 멀리 떨어진 어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냥 교사의 마음(heart)이나 영혼이라고 해도 좋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교사교육이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의 숙달이라는 이성(지성)의 발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마음과 영혼이 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의 지성의 변화만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마음과 영혼의 변화를 중시하는 노선에 서 있는 교사교육 프로그램들을 살펴본 것이다. 여기에 해당한 것으로 미국 Palmer가 주도한 ‘가르칠 수 있는 용기(Courage To Teach: CTT)’ 교사교육 프로그램과 교사를 영혼의 예술가로 간주하는 ‘발도르프학교의 교사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이러한 프로그램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교사교육에서 영성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논의를 전개하였다. 제3부 다문화교육을 위한 교사교육은 한국사회가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면서 교사교육 단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탐색의 결과다. 여기에서는 한국사회보다 먼저 다문화교육을 고민한 미국의 교사교육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한국 교사교육에 시사하는 점을 중심으로 논의하였다. 제4부 교사교육과 교육철학은 말 그대로 교사교육을 위한 교육철학의 역할과 교사교육 철학에 관한 교육철학 분야에서의 연구 동향을 살펴본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