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마음을 비우라는 말은 단순히 ‘욕심을 버린다.’ 또는 ‘마음에 아무것도 담아 두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마음을 비운다는 말에는 특정 사건에 사로잡히거나 매어 있지 말고 자기 존재의 진면목을 제대로 누리라는 적극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니까 문제가 된 어떤 사건으로 마음을 채우는 대신, 평상심을 유지하며 매 순간 깨어 자기에게 일어나는 현상을 충실하게 음미하며 즐기라는 뜻이 들어 있다는 말이다. 이는 바로 현전재성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현전재성은 항상 우리에게 가치 있게 여겨지는 삶의 방식이었다. 다만, 우리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따름이다. 마음 비우기뿐만 아니라 알아차리기, 관찰하기, 주시하기, 집중하기, 현재에 머물기, 집착 벗어나기, 도추, 양행 등 동양에서 사용되어 온 수많은 수양 방법이 모두 현전재를 일깨워 이를 충실히 누리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므로 현전재성은 동양적 삶의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서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쳐 왔던 것이다.
원래 이 글은 저자의 소소한 마음의 살림살이들을 기록해 보자는 동기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니까 일상생활에서 저자에게 일어나는 여러 일들, 그리고 그 일이 일으키는 생각과 상념을 정리해 보자는 아주 사적인 동기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글이 모이다보니 저자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선배 상담자가 거쳐 가는 성장 과정이 후배 상담자들에게 성찰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판을 결심하게 되었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이 자기의 ‘지금’을 만나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행복 넘치는 축복 속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