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재난 현장의 심리적 개입이란 재난이 발생한 직후의 개입부터 이후 외상 관련 증상을 다루는 심리치료까지 넓은 범위의 활동을 포함하지만, 이 책은 심리적 개입의 가장 핵심이자 중요한 단계인 심리적 응급처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심리적 응급처치는 재난 생존자들과 그 가족들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검증되었고, 재난의 심리적 개입을 일반 상담과 차별화하는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심리적 응급처치는 심리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심리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이가 아니어도 실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자들은 이 책을 출판하여 다른 분야의 재난요원들과도 공유하고자 하였다.
재난이든 개인적 사건이든 간에 많은 사람들은 트라우마를 경험한 후에 삶의 변화를 겪게 된다. 그 변화는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고, 이후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가 반드시 상처와 아픔과 상실감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더욱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트라우마라는 무척 힘든 경험을 한 사람들을 만날수록 과학과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강인한 인간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충격과 참담함 속에서 스스로 회복하고자 할 뿐 아니라 그 너머의 깨달음과 성장을 추구하는 생존자들과 그 가족들을 보면서 재난 앞에서 나약한 인간의 실존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희망과 경이로움을 느낀다. 저자들은 극단의 아픔을 이겨 내고 성장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용기에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