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인간은 누구나 역사적인 존재다. 앞선 시대를 살아간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업적을 이어받아 오늘의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단순한 의식주 생활은 물론, 말과 글을 비롯한 문화생활과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영역이 과거와 연결되어 현재에 이르고 또한 미래로 이어져 나간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고 기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와 우리’의 현재 위치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 역사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와 우리가 어디에 위치해 있으며,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역사를 모른다면 인간과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난파선 같은 처지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지난 25년간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준비한 노트와 카드, 그리고 국내외 여러 선학의 저서들을 참고로 역사와 역사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주제들을 나름대로 요약한 것이다. 그리하여 역사란 무엇이며, 왜 배우고 기록하는지, 역사의 학문적 특성은 무엇인지,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의식하는지,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는 무엇인지, 그리고 역사에서의 시대구분과 사료비판, 역사의 인과론적인 설명, 역사에서의 우연과 필연, 영화로 쓰는 역사 등 14개 주제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역사 이론과 방법론에 대한 대부분의 저서들은 과목 특성상 철학적인 용어나 개념들이 자주 사용되고, 학자들 간의 상이한 관점의 차이로 인하여 초심자의 경우 그 의미와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역사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물론 역사에 문외한인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역사의 에피소드나 예화를 들어 설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