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수많은 철학자, 심리학자, 사회학자 그리고 교육학자 등 학문의 초점을 인간에 맞춘 학도들이 자아개념이라는 문제에 대하여 그 나름대로의 철학, 사상, 학문적 배경에 따라 각자 자신의 이론을 정리하고 실제에 적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저자 역시 학문 생활에서 그 핵심적 관심 개념을 자아개념에 두고, 자아개념의 실체, 접근방법 그리고 경험적 결과에서 상충된 논의와 결과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항상 생각하면서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관심을 두고 생각하면 할수록 잘 모르겠다는 점이 언제나 내가 가진 생각이다. 그래서 학문을 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과정이 학자가 가는 길이 아닌가 한다.
자아개념에 대한 연구는 인간에 대한 논의에 관심을 둔 학문의 시작과 더불어 논의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긴 역사의 탐구 기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용어 자체부터 통일되거나 합일되지 않고 마구 남발되어 연구자들이 혼란스러울 정도이므로 자아개념의 정체성 찾기는 힘들고 어려운 과정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문 자체가 논의에서 출발하여 논의과정의 반복에 그 학문적 뜻이 있다고 볼 때, 무수한 학문적 논쟁의 근거를 갖고 있는 자아개념은 우리에게 ‘매력적(?)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인간에 속해 있는 듯한, 인간에게 있는 듯한, 인간만이 고유하게 갖고 있는 듯한 자아개념이라는 특성에 대해서 그것을 형성하는 행위는 길고 긴 시간을 요구한다. ‘인간은 거저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게 우리 인간이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투자해 가면서 ‘이론’이란 이름으로, 때로는 ‘실제’라는 이름으로 자아개념에 접근하고자 했다. 때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게 아닌가, 아니면 실재하는 것을 찾지 못하는 게 인간의 한계인가 하는 생각도 하였다.
사실 이 책의 집필 시작은 14년 전 『人間의 자아개념 탐구』가 나온 그 순간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때부터 미진한 부분이 발견될 때마다 독자에게 미안한 감을 갖게 되어 그 부분을 조금씩 정리하고 수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미흡한 부분은 여전히 보이나 오늘을 정리하는 뜻에서 이 연구 저서를 내기로 하였다. 나 자신이 모든 것을 확인하고 검증하고, 합리적 근거를 갖기에는 인간의 삶이 너무나 유한한 것 같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가 보다. 타인의 연구물들이 대부분이고 나의 것은 너무나 적다는 데 아쉬움을 느끼면서 이 책을 정리해 본다.
저자도 자아개념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접하다 보면 알 듯하면서도 모르고, 모를 듯 하면서도 무엇인가 아는 듯한 경험을 하곤 했다. 『人間의 자아개념 탐구』의 삼분의 이 정도를 재검토해 정리한 후 이 책의 근거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최근의 이론과 경험적 결과를 정리하여 과거의 연구와 통합하려고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