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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현상은 이중성을 띤다. 사회현상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한 쌍으로 존재한다. 근본적인 예로는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신체/정신을 들 수 있으며, 인간의 본성과 관련해서는 선/악, 자율/타율, 주관/객관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사회복지 현상도 예외일 수 없다.
첫째, 속성/맥락의 이중성이다. 사회복지 현상은 일종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맥락의 차원에서도 볼 수 있다. 둘째, 서비스 성격의 이중성이다. 사회복지 서비스는 그 성격에 따라 욕구 중심의 서비스와 인권 중심의 서비스로 나눌 수 있다. 셋째, 서비스의 이념적 토대가 갖는 이중성인데, 그 토대는 유물론과 관념론으로 정리할 수 있다. 넷째, 사회복지 문제의 이중적 성격이다. 빈곤, 장애 및 노령 등 모든 사회복지 문제는 환경 문제와 내부자 문제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다. 다섯째, 모든 사회과학이 그러하듯이 관념상으로는 사회복지학도 술학(術學)과 도학(道學)이라는 두 가지 차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 사회복지학은 주관성을 배제한 채 객관성만을 강조해 왔기에 배우는 이의 인격 함양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무미건조한 과학으로 전락하고 있다. 끝으로, 실천 모형의 이중성을 들 수 있다. 흔히들 사회복지의 기본 단위를 개인/지역사회의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이것이 실천에서 개인적·사회적 모형으로 나누는 잣대가 되고 있다.
기타의 이중성으로는 사회복지의 접근법, 연구방법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복지 현상의 이중성에 대해 분석 패러다임으로 접근하게 되면 그 현상의 전체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소위 ‘절반의 이해’에 머무르고 마는 한계가 있게 된다. 결국 이러한 심신이원론의 가설하에 진행되어 온 사회복지 현상에 대한 과학적인 탐구뿐 아니라 각 방면에서 집행되어 온 사회복지 정책과 실천은 이러한 패러다임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복지 현상의 이중성을 함께 아우르는 종합적 패러다임은 한국사회복지학이 지구촌에서 일등 학문이 되는 길이라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주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