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우리 역사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어 온 교육공간에 대한 필자들의 철학적 조망과 성찰의 산물이다. 2년 전, 한국교육사학회에서 이러한 조망과 성찰의 기회를 기획한 것은 우리의 대표적인 교육공간인 학교가 과연 이 시대에 어떤 교육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또 어떤 교육공간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물음에서 비롯되었다.
교육공간을 단지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교육공간은 교육이 이루어질 뿐 아니라 생활, 즉 삶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에 주목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공간은 어떠한 모습인가. 견고한 콘크리트 건물, 꽉 짜인 시간표, 그 속에서 정신없이 지식을 거래하는 교사와 학생, 이것이 지금의 학교의 모습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쉽게도 학교의 모습은 그 시대의 교육이상을 반영하는 것임과 동시에 시대의 이데올로기, 문화, 욕망을 반영하는 것임을 안다면 이것이 우리의 자화상임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 교육공간의 모습은 이 시대 우리가 추구하는 삶과 이데올로기, 욕망 등을 총체적으로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 시대의 교육공간을 통시적으로 조망하는 것은 교육학만의 문제도 아니고, 건축학만의 문제도 아니다. 그것은 시대정신에 대한 총체적 성찰을 의미하기에 그야말로 집단지성을 요구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