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이 책에서 저자는 자칭 루소의 사상에 대한 ‘해석학적 철학하기’를 시도한다. 해석학적 철학하기는 비판적 철학하기나 발생학적 철학하기와 다르다. 비판적 철학하기는 루소의 사상을 엄정하게 따져서 그것의 가능성과 한계를 정확히 규정하고자 시도하는 데 반해, 발생학적 철학하기는 루소의 사상의 형성과정을 재구성함으로써 그 속에 포함된 아이디어의 형성력을 현재화하고자 한다. 하지만 해석학적 철학하기는 루소의 아이디어를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것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에 이르고자 한다. 다시 말하면, 해석학적 철학하기는 루소의 사상이라는 타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함으로써 결국 그것에 의해 세례를 받은 우리 스스로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한다. 즉, 루소 사상의 현재적 의미와 의의를 체험하는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전적으로 저자가 염두에 두는 교육철학하기에 맞춰 구성하였다. 먼저 사상가 루소를 만나게 될 것이다(제2장). 그렇지만 그의 사상은 그 자체로 타당성과 정당성을 갖는 이론으로 검토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실천에 대한, 그리고 교육실천을 위한 사상’으로 해석된다. 그에 따라서 사상가 루소가 스스로 교육자 장 자크로 되었을 때의 모습을 검토하게 될 것이다(제3장). 그런데 교육자의 교육실천은 가르치는 행위 그 자체로 완성되지 않는다. 교육은 가르침과 더불어 배움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교육자 장 자크에 대한 평가는 그의 학생 에밀의 모습을 점검할 때 비로소 내용의 진정성과 현실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장 자크의 제자인 에밀, 특히 스스로 교사로 자처해야 되는 에밀의 과제를 재구성하게 된다(제4장). 마지막으로 루소의 가르침에 따라 성장한 에밀에 의해서 다시금 교육을 받게 된 현대인인 저자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에밀의 제자인 저자에게는 루소 사상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 있으며, 어떤 과제와 전망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묻게 될 것이다. 루소의 업적은 단순히 이론적인 검토의 대상으로 그칠 수 없다. 그것은 또한 ‘지금-여기에서’ 작동하고 있는 현재적인 계기로 평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저자는 오늘날 우리의 관심 대상, 예컨대 창의성 교육을 논의하는 데 참여하고 기여하는 루소의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논의를 마무리하고자 한다(제5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