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변화 속에서 젠더에 대한 감수성은 높아졌고, 다양한 정체성에 대한 인식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여전히 불균형적으로 진행 중이며, 영역과 계층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젠더와 다양성의 문제는 더 이상 특정 집단의 권리 문제를 넘어서 사회 전체의 구조와 심리적 적응을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여성심리학회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경험하는 삶과 심리를 보다 깊이 있게 탐색할 수 있는 교재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공동 집필을 통해 이 책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2015년에 출간된 『여성심리학』을 계승하면서, 그동안 축적된 연구 성과와 교육적 경험을 반영하여, 변화된 사회 현실에 맞는 새로운 주제와 시각을 담아 전면적으로 재구성한 결과물입니다. 여성심리학의 큰 틀은 유지하되, 오늘날의 현실을 보다 입체적으로 반영하고, 젠더와 다양성의 확장된 지형을 담아내고자 하였습니다. 이 책은 총 8개의 부와 1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통적인 여성심리학의 주제에 더해, 현재와 미래 사회에서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이슈들을 적극 반영하고자 하였습니다. 제1부에서는 여성심리학의 역사와 개념, 방법론에 대한 기초적 틀을 제시하고, 기존 심리학의 한계와 여성심리학의 필요성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제2, 3부에서는 여성의 생애주기별 발달과정과 인지·성격 특성을 젠더 관점에서 탐색하였고, 제4부에서는 정체성 형성, 친밀감, 관계 맺기에서 나타나는 심리 특성을 다루며 대인관계의 젠더화를 조명합니다. 제5부에서는 ‘여성과 일’ ‘여성과 조직’이라는 주제를 통해 진로심리학과 조직심리학의 관점에서 여성의 경력, 노동시장, 일-가정 양립, 조직문화에 대한 심리학적 이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6부에서는 우울, 불안, 외상, 섭식장애 등 여성의 심리적 어려움과 상담에 관한 이슈를 통해 정신건강과 치료적 접근에 있어 젠더 민감성이 왜 중요한가를 조명합니다. 제7부 ‘여성과 폭력 및 범죄’에서는 젠더 기반 폭력을 단지 사회적 현상이 아니라 심리적 맥락 속에서 발생하고 반복되는 구조로 이해하고, 피해자 회복과 가해자 심리, 임상적 개입까지 심도 있게 다룹니다. 마지막으로 제8부 ‘여성심리학의 현재와 미래’는 성소수자, 다문화, 인공지능 시대의 젠더 이슈를 통해 앞으로의 심리학이 다뤄야 할 새로운 지형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