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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디지털 기술은 교육 현장에서 더 이상 낯선 도구가 아니다. 교실마다 다양한 플랫폼과 기기, 인공지능(AI) 기반 학습 도구가 빠르게 스며들고 있으며, 교육 정책과 학교 현장 역시 디지털 전환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외연이 확장된다고 해서 교육의 질적 향상이 저절로 담보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더 절실한 질문은 “어떤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그 기술을 왜, 어떤 교육적 의도와 신념 속에서 구현할 것인가”이다. 이 책은 바로 그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진지한 응답이다. 저자들은 에듀테크를 단순한 기술적 도구나 산업의 언어로 국한하지 않는다. 이 책은 디지털 기술을 교수·학습의 외부에 덧붙이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교사의 페다고지적 신념, 교육적 의도, 그리고 실제 수업 실천과 긴밀히 맞닿아 있는 본질적인 문제로 바라본다. 따라서 이 책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무엇을 배우게 할 것인지, 학습자의 성장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나아가 교사와 학교가 어떤 교육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에 있다. 번역 과정에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페다고지(Pedagogy)’라는 개념이 단순한 교수법이나 수업 기법으로 축소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페다고지는 교사의 신념, 학습자를 바라보는 관점, 지식의 성격에 대한 이해, 그리고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실천을 모두 포괄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그동안 한국 교육 현장에서 에듀테크는 주로 기기 보급이나 플랫폼 활용, 디지털 콘텐츠 적용 등 외형적인 논의에 머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논의의 물길을 돌려, 교육의 중심에 다시 ‘인간’과 ‘학습’, 그리고 ‘교사의 전문적 판단’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디지털 기술을 무조건적으로 찬양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대신 기술이 교육적으로 유의미하게 작동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조건들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교사가 자신의 페다고지적 신념을 명확히 인식하고, 수업 의도와 실제 실천 사이의 긴밀한 일치(Alignment)를 점검하며, 학습자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기술을 설계할 때 비로소 에듀테크는 ‘페드테크(PedTech)’로 진화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