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속도와 리듬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 잠자리에 들기까지, 우리의 손가락은 쉴 새 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며 15초에서 60초 사이의 짧은 영상들을 소비합니다. 지하철의 소음 속에서도, 한적한 오후의 카페에서도, 심지어 잠시 짬을 낸 화장실에서도 우리는 이 짧은 영상들이 펼쳐 보이는 세상에 빠져듭니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으로 대표되는 ‘숏폼(Short-form)’ 콘텐츠는 이제 특정 세대의 전유물을 넘어, 우리 시대의 가장 보편적인 소통 방식이자 미디어 소비의 새로운 문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책, 『숏폼 시대의 콘텐츠와 광고』는 바로 이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숏폼이라는 새로운 미디어 현상이 우리의 일상과 사회, 나아가 비즈니스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어떤 의미를 던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 변화의 물결을 어떻게 이해하고 탐색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학문적 탐구의 결과물입니다. 우리 필진들은 숏폼이 단지 짧은 길이의 영상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영상 문법이자 소통의 질서임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새로운 시대는 언제나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숏폼이라는 스피드의 미학이 열어 보인 세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우며 어떻게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야 할까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요? 알고리즘이 설계하는 개인화된 경험과 인간의 자율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은 기술 개발자나 플랫폼 기업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창작하고 소비하는 우리 모두가 함께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이 독자 여러분과 함께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의미 있는 여정의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