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매뉴얼은 성인들이 실행기능을 공부하고 활용해서 실제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데 필요한 기술(adaptive behavior)을 익히고 독립적인 삶을 살고 관리하도록 돕기 위한 지침들을 담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클리닉의 의사와 임상심리사들이 뜻을 모으고 임상 경험을 녹여 내어 총 12회기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이를 자폐성 장애 성인들을 대상으로 검증한 뒤에, 내용을 다듬고 보완하여 책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 자폐성인들을 만나고 진료하고 자폐성 장애에 대해서 연구하면서 느끼게 된 사실은,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과 태도는 매우 작고 사소하며 매일매일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것들로부터 시작한다는 점이었다. 의식주와 관련된 것, 시간이나 돈을 관리하는 일, 사소한 변화에 당황하거나 화내지 않고 유연하게 적응하는 것 등이 여기 포함된다. 이렇게 일상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행동들은 마치 자연히 일어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실행기능이라고 하는, 전두엽이 열심히 기능을 수행한 결과이다. 자폐성 장애인들이 이런 기술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고, 지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조차 사실은 이것을 익히고 활용하는 데 많은 곤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프로그램은 실행기능을 기초부터 설명하고, 사용하는 연습을 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아주 작고 사소한 일상생활 기술들을 하나씩 쌓아 나가도록 도울 수 있게 구성되었다. 이 책이 자폐성 장애 성인들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데 길잡이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지적장애가 없는 자폐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검증되었지만, 난이도와 교육 속도를 수정한다면 경계성 지능이나 지적장애가 있는 성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책 내용의 일부는 처음 대학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일반적인 성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사회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적응하고 진화하며 오랫동안 많은 성인을 돕게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