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은 출판을 통해 창조되고 계승되고 발전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출판은 인류의 문명사뿐만 아니라 정신세계를 이끌어 왔다. 우주로 향하는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연구의 토대를 제공하였고 진화시켰다. 인류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아이들의 꿈이 자라도록 하는 자양분이 되어 주었고, 아이들 교육의 원천을 제공해 준 것도 바로 출판이었다. 이처럼 귀하고 귀한 일이 출판인데 쉽게 포기하고 접을 일은 아닌 것이다. 물론 출판의 모습은 변화하는 세상의 이치에 따라서 함께 변화하고 진보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시대정신을 담을 수 있고 세상의 변화를 리드해 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출판기업의 경영철학도 현재를 조망하며 끊임없이 일신되어야 한다. 학지사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면서 머릿속을 스쳐가는 여러 감회와 소회를 정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책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아 온 나이기에 방법 또한 자연스럽게 책이라는 매체를 선택하게 되었다. 출판을 가장 귀하게 생각하고 업으로 살아온 사람이지만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해야 할 만큼 거대한 담론을 가지고 집필을 시작한 것은 아니기에, 책을 낸다는 일이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출판인의 이야기를 출판인의 언어로 담아내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역시 책만 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이 한 권의 책에 그동안 내가 출판인으로 살아온 삶의 자취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떻게 잘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담았다. |